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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위한 일기 쓰기

입력시간 2010-01-12 오후 8:41:42

헬렌 세페로의 「내 영혼을 위한 일기 쓰기」(IVP)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일기와 영성이다. 일기 쓰기가 영성과 내면 훈련에 더 없는 유익한 방편이면서도, 일기를 어떻게 써야하는지를, 무엇을 써야 하는지를 일러준다. 해서, 단순히 글쓰기 기법만 일러주는 실용서적도 아니고, 고매한 하늘의 도를 터득하게 하는 영성서적으로 분류하기 어렵다.

 

때문에 처음 읽었을 때는 실망스러웠다. 어느 쪽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일기에 관한 내용이 생각보다 적고, 일기와 다소 거리가 먼 영성에 관한 내용이 많다. 예컨대, 12장, “생을 찾아서 - 치유를 위한 글쓰기”는 일기나 글쓰기 보다는 치유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해서, 글쓰기가 어떻게 삶을 치유하며, 구체적으로 일기가 어떤 역할과 영향을 미치는지를 풀어내지 못한다.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 다르게 보였다. 특히 6장은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놀랍고 신선하다. 제목이 “소리 없는 말에 귀 기울이기 - 육체를 축복하기”인데, 영성과 기도가 육체를 필요로 하듯이, 일기 쓰기도 우리 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하여, 운동을 하면 몸이 풀리듯이, 운동을 하고 난 다음에 글이나 일기를 쓰면 영혼과 내면에 충실해지고 막혀있던 것이 뚫리고, 맺혀있던 것이 풀린다.

 

글쓰기는 고된 육체노동이다. 동시에, 신체 운동을 하지 않고서는 지속적으로 글쓰기를 할 수 없다. 조정래 선생이 대하소설 3부작을 온전히 마칠 수 있었던 것도 맨손 체조와 산책이었다. 단지 운동이 글쓰기를 계속하게끔 하는 힘을 불어넣는 역할만 한다면, 영성을 운운하는 것은 사치이다. 바로 글쓰기가 우리 몸을 말씀의 육화인 그리스도의 몸을 닮게 만들어간다. 그러니까 저자의 제안처럼, 운동 한 다음 글을 쓰는 것도 영성 훈련의 일환이고, 글 쓰는 것 자체가 다름 아닌 영성 훈련이다.

 

일기는 자신의 삶을 재해석하고 재조명하는 작업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한 점은 마음에 든다. 18, 59, 100 184, 188쪽에서는 직접적으로, 다른 많은 곳에서는 간접적으로 일기가 삶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해 준다는 것을 강조한다. “일기 쓰기의 매력 중 하나는, 일기를 통해 우리 자신을 스스로 해석해 나간다는 점이다.”(18쪽)

 

이것이 딜타이가 말한 추체험일 텐데, 경험한 바를 다시 떠올리면서 대면하고, 그것을 글로 써내려가면서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지 가공하고 요리하는 작업을 거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전혀 보지 못했던 것을 끄집어내기도 하고, 다른 면을 발견하기도 한다. 삶을 반성하고, 그걸 다시 하늘의 시각으로 분별하게 하는 데, 일기가 최상이다. 그리고 “부록-일기 쓰기 모임을 위한 안내”는 실로 유용한 지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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